커뮤니티베스트셀러는 시대의 척도다. 특정 시기 사람들이 화제로 삼으며 많이 찾은 책은 그 시대 사람들의 집단적 소망이나 문제의식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어느 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려면 특정 세대나 성별 구분을 넘어 광범위한 독자층에 어필해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시대 상황과 베스트셀러 간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은 “베스트셀러는 한 시대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며 “각 시대별 베스트셀러는 과거를 반추하는 좋은 지침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은 국립중앙도서관과 교보문고 데이터베이스, 이두영씨가 쓴 ‘현대한국출판사’, 한국언론진흥재단 홈페이지 등을 참고해, 각 시대별로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가 무엇인지 살펴봤다. 다만 1950년대 이전에는 대한출판문화협회의 발표를 기준으로 했다.
신채호 선생이 쓴 '을지문덕'. photo=우리역사넷.
①해방 전; 일제 탄압… 금서가 베스트셀러
시대별 베스트셀러는 △광복 이전과 △광복 이후, △베스트셀러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1962년 전후의 3시기로 대별했다.
광복 이전 국내 출판시장은 ‘암흑기’였다. 한국출판인회의 윤철호 회장은 5일 “일제 강점기 때는 한글을 못쓰던 상황이어서, 당연히 출판시장이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일제는 1909년 2월 ‘출판법’을 공포해 언론-출판 자유를 빼앗았다. 모든 출판물은 일제의 감시 하에 놓였고, 검열이 강화됐다. 이 때문에 광복 이전에는 ‘금서’가 유행했다.
동원대학교 부길만 교수의 ‘한국 출판 역사’에 따르면 당시의 금서는 △을지문덕(신채호) △조선독립운동사(박은식) △이완용매국비사(미상) △대한국 애국가(안익태) △과학적 사회주의(안언필) 등이었다.
일제의 민족말살 정책이 극에 달했던 1940년대에는 내용과 상관없이 조선어로 된 책은 예외없이 금서로 취급됐다.
최현배 선생의 '우리말본' 초판. photo=한국민족문화대백과.
②1945년 해방 이후; 한글 문법책 ‘우리말본’이 베스트셀러
해방 직후 많이 읽힌 책은 뭘까? 1945년 베스트셀러는 한글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외솔 최현배 선생의 문법책 ‘우리말본’이다. 1937년에 펴낸 이 문법책이 1945년 해장 이후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일본에 우리말과 글을 빼앗겼던 지난날의 설움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1946년~1949년까지의 베스트셀러는 다음과 같다.
△1946년; 최남선 ‘신판 조선역사’우리나라 역사를 상고와 중고, 근세, 최근으로 나눠 기술해 놓은 고등교육용 역사 교과서.
△1947년; 김구 ‘백범일지’
김구가 1929년~1947년까지 상해와 충칭 등에서 유서 대신 쓴 자서전.
△1948년; 서정주 ‘귀촉도’
서정주의 두 번째 시집의 제목이자 대표작. 시 ‘귀촉도’는 님과 사별한 여인의 아픔을 극대화시킨 작품.
△1949년; 백철 ‘조선신문학사조사’
근대, 현대로 나눈 상, 하 2권짜리 근대문학사. 단행본으로 출간된 최초의 한국 근대문학사.
정비석 작가의 '자유부인' photo=한국민족문화대백과.
③1950년대; 전쟁 후유증… 여성 해방, 영혼의 자유 갈망
6·25 전쟁이 있었던 1950년대는 전쟁의 후유증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전쟁으로 인한 기존 사회 시스템의 붕괴는 기성 관습을 부인하고 자유를 갈망하는 형태로 표출됐다. 이 시기를 상징하는 베스트셀러는 일종의 성 해방을 그린 정비석의 ‘자유부인(1954년)’과, 영혼의 자유를 묘사한 김용제의 ‘김삿갓 방랑기’였다.
‘자유부인’은 남편의 제자와 춤바람이 난 대학교수 부인을 그렸다. 출간 1년 만에 10만 부가 팔렸다. 천정환 성균관대 국문과 교수는 “전쟁 탓에 많은 남성이 죽거나 기존의 전통 사회적 가족이 붕괴되면서, 여성의 경제 사회활동이 자연스레 확대됐다”면서 “자유부인은 문화적 변동의 부산물이었다”고 평했다.
6·25 전쟁이 발생한 그 해의 베스트셀러는 ‘친일 문인’으로 알려진 김용제가 쓴 소설 ‘김삿갓 방랑기’였다. 이 책은 당시까지 알려진 것이 많지 않았던 조선 후기의 시인 김병연을 방랑시인 ‘김삿갓’으로 묘사한 소설이다. 김삿갓의 불우한 삶과, 기행, 자유로운 지적 여정을 담았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김영희 책임연구원은 자신의 책 ‘한국전쟁과 미디어’에서 “김삿갓의 한시(漢詩)에 담긴 뛰어난 해학과 독설이 대중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전쟁의 삭막한 분위기에서 인기가 있었다”고 했다.
1950년대 많이 읽힌 베스트셀러는 다음과 같다. 헌법학자 유진오씨의 ‘헌법강의’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는 점이 눈에 띈다.
△1951년; 모윤숙의 ‘렌의 애가’
장편 산문집.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애달픈 마음을 ‘렌(ren)’이라는 아프리카 밀림지대에서 홀로 우는 새를 빌려서 토로하고 있는 책.
△1952년; 조지훈 시집 ‘풀잎단장’
조지훈의 첫 시집으로, ‘풀잎단장’, ‘승무’ 등 35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광복 전에 쓰인 것이다.
△1953년; 이순신 ‘난중일기’
충무공 이순신이 임진왜란 때 쓴 일기.
△1955년; 주요섭 ‘사랑손님과 어머니’
여섯 살짜리 아이 ‘옥희’의 시선으로 바라본 어머니와 사랑방 손님의 관계에 대해 서술한 소설.
△1956년; 유진오 ‘헌법강의’(상)
대한민국 헌법 초안을 만든 헌법학자 유진오가 쓴 책.
△1957년; 황순원 ‘학’
부역 혐의로 체포된 덕재라는 인물을 어린 시절 친구인 성삼이가 호송해 가는 도중 풀어주고 만다는 내용의 단편 소설.
△1958년;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의사 지바고’
러시아 혁명기를 배경으로 라라와 유리의 사랑을 그린 대하소설. 195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1959년; 김형석 ‘고독이라는 병’
평양 출신의 철학과 교수 김형석의 수필집. 일상 속에서 작은 진리의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는 내용이다.
최인훈의 '광장' 초판.
④1960년대; 이데올로기의 허무함 그린 최인훈의 ‘광장’
1960년대는 4·19 혁명과 5·16 쿠데타가 발생했던 정치 사회적 격동기였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는 최인훈의 ‘광장’이다. 50년이 지난 2016년 현재까지도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는 이 작품은 ‘닫힌 밀실’과 ‘열린 광장’을 대비시켜 양극화된 이데올로기의 허무함과 이에 직면한 한 인간의 고민을 그린 중편소설이다. 해방 후 현대문학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1960년대 연도별 베스트셀러는 아래와 같다.
△1960년; 이어령 ‘지성의 오솔길’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26세 나이에 쓴 시 비평 에세이.
△1961년; 최인훈 ‘광장’
△1962년; 김찬삼 ‘세계일주 무전여행기’
김찬삼씨가 2년 10개월 간 아메리카, 아프리카, 중동을 거쳐 세계여행을 마친 뒤 집필, 출판한 ‘한국인이 쓴 최초의 세계일주 여행기’다.
△1963년; 김광주 ‘정협지’
1961년 6월 15일~1963년 11월 24일까지 810회에 걸쳐 경향신문에 연재되면서부터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무협소설. “한국무협의 전설”로 불린다.
△1964년; 김은국 ‘순교자’
한국계 최초로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른 재미작가 김은국의 장편소설. 6·25전쟁 중 평양을 배경으로, 이념의 대립이 만들어낸 비극적 사건 속에서 신앙과 양심의 갈등을 생생하게 그려낸 장편소설.
△1965년; 박경리 ‘시장과 전장’
유기적으로 생활 터전으로서의 시장(市場)과 싸움터인 전장(戰場)이 변해가는 관계를 그린 장편소설.
△1966년; 미우라 아야코 ‘빙점’
원죄에 관한 인간의 내면 의식을 다룬 장편소설. 어린 딸이 피살된 채 발견되자, 부부는 딸을 잃은 상실감을 이겨내기 위해 범인의 딸을 양녀로 받아들이지만 양녀가 자라며 자신이 살인자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절망하게 된다는 내용.
△1967년; 헤르만 헤세 ‘데미안’
데미안을 통해 어른이 되어 가는 소년 싱클레어의 이야기.
△1968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
눈 내린 시골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기생 여인의 슬프지만 지순한 사랑을 그린 작품. 1968년 일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1969년; 프란츠 카프카 ‘성’
프란츠 카프카의 마지막 장편소설. 카프카의 죽음으로 미완으로 남은 작품이다.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⑤1970년대; 고도 성장 사회의 이면… ‘난쏘공’ 인기
1970년대는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급격한 경제성장이 이뤄졌던 시기다. 이 시기 사람들이 많이 찾은 베스트셀러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다. ‘난쏘공’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책은 ‘서울특별시 낙원구 행복동’이라는 재개발 지역에 사는 난쟁이 가족의 비극적 현실을 그리고 있다. 고도 성장으로 치닫는 사회의 이면을 그렸다.
이 시기 베스트셀러 목록 중 특기할 만한 사항은 해외 번역서의 비중이 늘었다는 점. 이 시대를 풍미한 베스트셀러 목록은 다음과 같다.
△1970년; 사무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끝없는 기다림 가운데 드러난 인간존재의 부조리에 대한 희극 형식의 책.
△1971년; 에릭 시걸 ‘러브 스토리’
주인공 올리버와 제니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1972년; 아놀드 조셉 토인비 ‘토인비와의 대화’
토인비가 일본 교토 산업대학의 와카이즈미 교수와 나눈 대화록.
△1973년; 최인훈 ‘광장’
△1974년; 생텍쥐베리 ‘어린 왕자’
비행기 고장으로 사막에 불시착한 조종사가 어린 왕자와 만나 친구가 되어가는 내용.
△1975년; 시몬 드 보부아르 ‘위기의 여자’
이방인이 돼버린 남편으로 인해 비로소 자신을 돌아보게 된 한 여자의 고뇌와 좌절을 일기 형식으로 그린 소설.
△1976년; 법정 ‘무소유’
세상과 인생에 대한 법정 스님의 통찰이 담긴 수필집.
△1977년; 한수산 ‘부초’
빠른 속도로 진행된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
△1978년;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1979년; 존 오스본 ‘하버드대학의 공부벌레들’
하버드 법대생들의 성공과 좌절, 사랑과 이별 등 유쾌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
정비석 작가의 '손자병법'. photo=북코아닷컴.
⑥1980년대; 난세를 극복하는 방법… ‘손자병법’ 인기
1980년대는 쿠데타를 감행한 신군부에 의해 ‘서울의 봄’이 사라지면서 시작됐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상징되는 이 시기의 키워드는 ‘전두환’과 ‘독재정권’이었다. 이 시대는 어느 때보다 민주화에 대한 갈망이 거셌던 정치 사회적 ‘난세’였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는 정비석의 ‘손자병법’이다. 이 책은 1954년의 베스트셀러 ‘자유부인’을 쓴 정비석 작가가 1981년에 발표한 소설. 천하의 명장 손무와 그의 손자 손빈 등 희대의 영웅과 미녀들이 엮어가는 흥망성쇠를 다뤄 큰 인기를 끌었다.
손자병법은 1984년과 1986년 두 해에 걸쳐 베스트셀러로 기록되면서, 당시 판매부수 300만부라는 경이적 기록을 달성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역시 큰 인기를 끌었다. 오퍼상으로 시작해 대기업을 일군 김우중 전 회장이 청년층에게 전하는 인생철학을 담았다. 하루 4시간 밖에 잠을 자지 않으면서, 전 세계 무역 현장을 누비며 대기업을 일으켜 세운 김우중 전 회장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1980년대의 베스트셀러는 다음과 같다.
△1980년; 황석영 ‘어둠의 자식들’
출판은 황석영 작가의 이름으로 됐지만 원작자는 당시 무명이었던 이철용(본명 이동철) 작가다. 이씨는 자신의 실제 경험을 글로 써서 황석영 작가에게 보여주었고, 이를 황 작가가 다듬어 출간했다.
서울역 부근 양동 사창가에서 벌어진 일을 담은 실화를 배경으로 했다. 작가 이철용씨는 이를 계기로 빈민운동에 참여하다가 국회의원이 됐지만, 어느날 갑자기 ‘신’이 들려 무속인으로 변신했다.
△1981년; 이창우 ‘옛날 옛날 한옛날’
외환관리법, 무역거래법 등 위반으로 1978년 기소 된 전 제세산업 창업자 이창우씨가 감옥에서 써내려간 이야기.
△1982년; 김홍신 ‘인간시장’
‘현대판 홍길동의 활약’으로 요약되는 장편소설. 22살의 법대생 장총찬이 사회 부조리와 불의에 맞서, 표창을 던지며 싸우는 현대판 무협소설이다.
△1983년; 이시형 ‘배짱으로 삽시다’
국내 출판사상 ‘최초의 논픽션 밀리언셀러’로 기록되는 책. 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자인 이시형 박사가 한국인의 마음에 내재돼 있는 소심증, 열등감, 조급증 등을 다각도로 살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1984년; 정비석 ‘손자병법’
△1985년; 김정빈 ‘단’
과학만능과 물질만능의 시대에서 정신없이 살아가는 현대인을 다룬 소설.
△1986년; 정비석 ‘손자병법’
△1987년; 서정윤 ‘홀로서기’
외로움과 사랑, 그리움 등의 인간이 갖고 있는 보편적 감정에 대한 서정윤 시인의 시집.
△1988년; 서정윤 ‘홀로서기’
△1989년; 김우중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위기철의 '반갑다 논리야'
⑦1990년대; 높은 학구열… ‘반갑다 논리야’
1990년대는 ‘X세대’로 불리는 젊은 세대의 자유분방함이 표출된 시기였다. 이들은 개성을 중시하고 서태지, 듀스, H.O.T 등 대중문화에 열광했다. ‘외환위기’ 역시 1990년대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다. 외환위기 이전 소위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을 누렸던 우리나라는 1997년 발생한 ‘IMF 외환위기’로 자산이 급락하는 총체적 위기를 맞았다.
이 시기는 우리나라 특유의 높은 학구열이 학습지 시장으로 번진 시기다. 당시 학습지 시장 규모는 3000억 원대를 넘어서면서, 무려 80여개가 넘는 학습지 업체가 진입한 춘추전국시대했다.
이 시기에 눈에 띄는 베스트셀러는 위기철 작가가 쓴 ‘반갑다 논리야’다. 어려운 논리를 재미있는 이야기와 버무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놓은 책으로, 당시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이 책을 읽지 않은 학생이 드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1990년; 김우중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1991년; 오쇼 라즈니쉬 ‘배꼽’
인도 철학자 오쇼 라즈니쉬가 일상을 주제로 다양한 철학적 우화들을 적어 놓은 책.
△1992년; 황인경 ‘소설 목민심서1’
18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면서도 나라와 민족을 생각했던 다산 정약용의 삶과 사상, 당시의 세태를 그린 대하소설.
△1993년; 위기철 ‘반갑다 논리야’
△1994년; 전여옥 ‘일본은 없다’
전여옥 전 의원이 일본 특파원 시절의 체험을 바탕으로 일본과 일본인에 대해 자신의 시선으로 풀어쓴 책.
△1995년; 스티븐 코비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조직 컨설턴트이자 교사, 저술가인 스티븐 코비가 쓴 자기계발서.
△1996년; 파트리크 쥐스킨트 ‘좀머 씨 이야기’
순수한 꼬마 소년의 눈에 비친 ‘이상한’ 노인, 좀머 씨를 다룬 독일 소설.
△1997년; 잭 캔필드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1’
사랑, 열정, 희망과 용기 등을 담은 101편의 이야기 모음집.
△1998년; 법정 ‘산에는 꽃이 피네’
법정 스님의 명상집. 법정 스님의 법문과 강연 등에 나온 말들을 류시화 시인이 추려 엮은 책이다.
△1999년; 오토다케 히로타다 ‘오체불만족’
팔다리가 없이 태어났지만 장애를 극복하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자서전. 최근 그가 5명의 여성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줬다.
'마시멜로 이야기'(왼쪽)와 '시크릿'(오른쪽)
⑧2000년대; ‘힐링’ 서적의 인기몰이
2000년대는 대중소설과 일종의 ‘치유서’ 등이 인기를 끌었다. ‘가시고기’(조창인), ‘아홉살 인생’(위기철), ‘엄마를 부탁해’(신경숙), ‘연금술사’(파울로 코엘료) 같은 소설과 ‘시크릿’(론다 번) ‘마시멜로 이야기’(호아킴 데포사다) 등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를 연 2000년 국내에서는 경제비리 사건이 연일 일어나면서 제2의 경제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높았다”면서도 “그러나 출판시장에서는 2년 동안 사라졌던 밀리언셀러가 4개나 등장했을 정도의 호황이었다”고 평가했다.
△2000년; 조창인 ‘가시고기’
백혈병을 앓는 어린 아들을 살리기 위해 헌신하는 아버지의 사랑을 그린 소설.
△2001년; 스펜서 존슨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변화에 대한 진리를 짧은 우화를 통해 전달하는 책.
△2002년; 위기철 ‘아홉살 인생’
아홉 살짜리 주인공을 통해 유머와 재치로 삶의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 장편소설.
△2003년; 베르나르 베르베르 ‘나무’
‘개미’, ‘뇌’로 유명한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모음집.
△2004년; 파올로 코엘류 ‘연금술사’
꿈을 찾아 떠나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소년이 경험한 신비한 체험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
△2005년; 핀저자 탄줘잉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일상에서 일어나는 49가지 의미 있는 일을 감동적으로 소개해 놓은 치유서.
△2006년; 호아킴 데 포사다 ‘마시멜로 이야기’
성공에 대한 지혜와 성찰을 담고 있는 책.
△2007~2008년; 론다 번 ‘시크릿’
수 세기 동안 소수의 사람들이 알고 있던 부와 성공의 비밀을 알려주는 책.
△2009년;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가족들이 사라진 엄마의 흔적을 추적, 기억하며 다시금 엄마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
'정의란 무엇인가'(왼쪽)와 '아프니까 청춘이다'(오른쪽)
⑨2010~2015년; ‘정의’와 ‘힐링’
2010년 출판계 화두는 ‘정의’였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200만부를 돌파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는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에 대해 “정의가 실종된 사회에서 산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정의에 대한 갈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후에는 ‘힐링’ 서적이 베스트셀러 목록을 차지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김난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혜민) 등이 독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런 힐링 서적들은 장기화되고 있는 청년실업 문제 등에 지친 세대의 마음을 건드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0년;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하버드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마이클 샌델 교수가 ‘정의’에 관해 던지는 물음을 담은 책.
△2011년; 김난도 ‘아프니까 청춘이다’
20대에게 던지는 김난도 교수의 멘토링.
△2012~2013; 혜민 스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관계, 사랑, 마음 등에 대한 혜민 스님의 성찰을 담은 책.
△2014년; 요나스 요나손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1905년 스웨덴 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주인공이 살아온 100년의 세월을 코믹하고 유쾌하게 그린 작품.
△2015년; 고가 후미타케, 기시미 이치로 ‘미움받을 용기’
아들러의 철학을 일본의 심리학자가 대화체 형식으로 알기 쉽게 풀어 쓴 책.
/박스
베스트셀러의 기준은?
베스트셀러에 일정 기준은 없다. 하지만 소설은 통상 3만부, 일반 서적은 1만부 정도 팔리면 베스트셀러로 간주한다. 정상에 오르는 베스트셀러는 1970~1980년대에는 보통 100만부를 넘겼으나, 1990년대는 30만부, 2000년 이후에는 10만부 정도로 크게 줄었다.
베스트셀러의 집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베스트셀러 집계 기관은 300여개 출판사 대표들이 모인 ‘한국출판인회의’와 ‘교보문고’, ‘영풍문고’ 등 대형 서점 등이 있다. 한국출판인회의는 매주 전국 주요 5개 도시 서점 및 온라인 서점으로부터 자료를 입수, 분석해 ‘주간 베스트셀러’ 종합 순위를 발표한다. 전 세계적으로 판매량이 높은 ‘성경’과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집계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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